30년 간 학생 지도를 하고 있지만 경험은 전문성은 없습니다. 주어진 정책 안에서 아이들을 지도하는 데 주력했을 뿐 비판은 있어도 대안은 없는 많이 부족한 사람입니다. 그러나 지금의 고교학점제는 너무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어 꼭 다시 짚어야 할 것이라는 생각에 글 남깁니다. 또한 그 외 다른 부분들에 대한 글도 지도하면서 느낀 점을 위주로 말씀 남기겠습니다. 이진숙 장관의 지명에 대해서는 저 또한 반대의견을 가지고 혹여나 될까봐 걱정을 했는데 누구보다 현재의 교육문제에 대해 파악하는 분이 유능함을 발휘할 수 있지만 지금부터 공부해서 될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1. 고교학점제로 고등학교 1학년 때 수능과목인 공통 과목을 학습하고 2학년 때는 자기들이 학점제로 선택한다.
- 고등학교 1학년 때 수능 과목 배우고, 아이들은 수능에 들어가지도 않는 과목을 2학년때 골라야 한다.
: 수능을 봐서 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아이들이 2-3학년 수업을 잘 들을까? 2-3학년 교사들은 정말 수업다운 수업을 할 수 있을까?
2-3학년 아이들은 수업 시간 수능 공부를 하겠지? 혼자 책 펴 놓고, 패드 학교에서 나눠주니 그걸로 수업 안 듣고 인강 틀어놓고, 그럼 교사는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위한 수업이 아니라 수능 교재로 수능 수업을 이어가겠지.
- 정시로 대학을 가지 않는 아이들은 교과 시간에 집중할 것이다. 수능과 관련 없는 과목이라도 자기가 희망하는 과목이니까.
: 그런데 모든 과목에 등급이 매겨지고 5등급으로 나눠진 상황에 변별력을 둘 수 없는데 학교 내신에 의미를 부여하려나? 부여한다고 치고 아이들은 내신이 잘 나올 과목들을 선택하겠지. 교실에 갈라진 이 아이들을 어떻게 묶어서 수업하지.
- 고교학점제라는 이름을 붙이지 않아도 다양한 선택과목으로 고등학교 수업은 늘 이동이다. 작년의 경우 담임반 학생이지만 내 수업을 듣지 않는 아이들이 40%, 올해의 경우 한 교실에서 같은 반 아이들이 수업을 같이 듣는 시간이 체육말고는 없는 ... 고교학점제가 별 다른게 아니다.
--> 지금까지의 학교교육과정의 문제를 점진적으로 개선하는 방향으로 혼란없이 나아가야 할 것을 늘 새로움을 추구하고, 그 새로움에 형식적인 긍정 평가를 추가해 단기간에 나올 수 없는 교육적 효과를 마치 이미 다 본 것처럼 정책을 추진한다. 절대 그럴 수 없는데.
---> 대학을 진학하게 만드는 것은 죄인인 것처럼, 교육이 해서는 안 될 것이라 치부한다. 고교학점제를 통해 아이들이 선택하게끔 하려는 것이 대체 무엇일까? 아이들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아이들의 선택권을 주는 것. 이미 하고 있는 것이다. 그 선택권을 좀 더 자유롭게, 좀 더 넓은 세상에서 원한다면 더 높은 고등교육에서 받아보라고 권유하는 것이 대학 진학 지도이다. 희망하지 않는 학생들에게도 후회하는 것을 만들어 주고 싶지 않아 대학을 가게 만든다. 남들이 해 보는 건 다 해보라고, 그게 입시교육으로 이어졌다고 해도, 과도하게 높은 대학만을 서열 매겨 추구하고 거기에 사교육이 개입하다 보니 아이들을 경쟁으로 몰았던 것이지 대학도 어떤 학생에겐 꿈이 될 수 있고 기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 서울권과 경기권의 학력이 낮은 곳은 많이 다르다. 고 3학생들이 점심시간 축구하다 다리가 부러지기도 하고, 교실에서 생일파티도, 음식파티도 ....우린 행복하게 3학년을 살고 있다.
즉, 고교학점제가 아니어서 행복하지 않고 고교학점제여서 행복해지지는 않을 것임을 말하고 싶다. 고교학점제는 담임이 필요가 없는 시스템이 된다. 출결도 담임이 아닌 교과선생님이 관리하다보니 담임이 총괄하기 어려운 시스템이다.
앞서 얘기했지만 사실 전문성 있는 사람이 아니어서 어떤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는 점이 아쉽다. 그러나 문제는 너무나 많은 것을 알기에 !
2. 학점제로 이수를 못하면! - 최성보 - 다들 통과하게 만든다, 어떤 편법을 쓰든 한다. 편법아니더라도 한다. 교사는 하라고 하면 한다. 1명도 미이수없이, 그러나 이건 겉으로 보이는 것 뿐이다. 그 과정이 학력을 인정할 만큼 실력이 올라가는 건 아니다. 왜 유급이 안되는가? 배움이 느리고, 지금 당장 배움이 싫고, 그것도 인정해 줘야 한다. 배움이 느리면 몇년 더 할 수 있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무조건 학년이 올라가니 출결을 하지 않아 수업을 듣지 않아도, 괜찮다. 고교학점제라고 이런 게 달라질까?
3. 출결이 문제다. 출결은 대학교 성적에 반영되지 않는다. 가끔 대학교에게 눈에 거슬리게 보이면 고려하는 사항일뿐이다. 출결. 이것은 그 사람의 성실도이다. 출결은 담임에게 늘 고통이다. 아침에 늦잠자면 병원 가서 질병 서류를 받아온다. 한 반에 최소 3-4명, 이 병원비 의료보험에서 나가는 것이지 않을까.... 출석일 수가 모자랄 거 같으면 아이들은 조퇴나 지각을 한다. 그건 학교를 온거니까 결석은 아니라서 최소 출석일 수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출결일수나 조퇴 지각이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기에 학원 수업이 있으면 아이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결석을 한다. 그리고 심지어 과외 있는 날도 결석을 한다. 질병으로, 왜 밥 먹듯 학교를 빠지는 것의 심각성을 모를까? 이것이 결국 공교육의 위상을 떨어뜨리고 학교가 대수롭지 않게 느끼게 하는 발단임을,
여학생들은 보건결석을 한달에 한 번 꼭 쓴다. 남학생들에게 참 미안할 뿐이다. 병원 진료를 받아 정말 보건 결석을 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이해되지만, 쉬고 싶은 날 쉬는 것이 보건결석이다. 출결은 담임의 업무 과중의 큰 축이다라고 앞서 말한 것으로 이렇게 긴 글을 쓴 건 아니다. 학생들의 인성교육을 저해하는 큰 요인이기에, 또 공교육의 위상을 떨어뜨리는 것이기에 심각성을 꼭 알리고 싶어서 적는다. 작년엔 미술 실기 준비하는 학생들이 3월 3일부터 미인정 조퇴를 하겠다. 결석을 하겠다고 난리를 쳐서 교장이 안된다고 했더니 학부모가 학교를 ㅂ발칵 뒤집기도 했다. 다른 학교는... 부터 시작해서 왜 안해주냐고. 학원에서 해 오라는데... 현실이 이렇다.
3. 아이를 적게 낳고, 학생수가 감소하고,, 그래서 교원수요를 ... 늘리지를 못하나?
지금 내가 있는 곳은 인구유입지역이라 그런지 매년 35-39명까지... 그리고 이동수업을 할 때는 40명까지..교실에 앉아있다. 그런 교실에서 개별화는 누가 할 수 있을까? 그럼 인구 소멸이 될 지도 모르는 데 ...라고 하겠지. 왜... 나중에 일어날 일을 미리 재단해서 지금의 교육의 질을 포기하는지.
지속적으로 인구 증가와 출산을 장려하고 좋은 정책들이 나온다면 저출산 문제는 나아질 것이고, 그 나아짐에 맞춰 교육의 질이 높아질 수 있도록 준비를 해야하지 않을까? 20명 정도로 낮춘다면 분명 교육의 질을 높아진다. 앞서 말한 고교학점제가 아니라 개개인의 능력에 맞춰 충분히 개별 지도를 할 수 있고, 학생들의 꿈을 지원하고 이룰 수 있게 해 주는 학교나 교실(담임)이 될 수 있다.
4. 교육과정이 개정될 때마다, 고교학점제는 더더욱, 학교를 힘들게 한다. 수업 시수를 확보하기 위해 양보 없는 투쟁을 하고, 누군가는 그 투쟁의 피해자가 된다. 정말 학생들만 오락가락이 아니고, 교사들도 티오감... 으로 날아간다. 날아가지 않게 해 달라는 것이 아니다. 학교에는 기본적으로 필수교과라는 것이 존재해야 한다고 본다. 브루너의 지식의 구조에서 말하듯, 기본 개념을 가질 수 있는 교과들의 시수가 확보되어야 한다. 그건 법적으로 정해져야 할 것이라고 본다. 그 외 필요한 교과들은 무조건 학습량을 고려해서 양적 감소를 할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수요에 따라 공동교육과정, 소인수강좌 등을 학교에서 개설하도록 자유롭게 두면 된다. 공동교육과정과 소인수 강좌를 야간에 운영하는데, 학교 시간표를 탄력적으로 운영해 하루종일 공동교육과정과 소인수 강좌를 하는 날로 정하면 학생들이 필요에 따라 교육을 받으면 된다. 그리고 수능을 공부하고 싶은 아이들은 수능 공부를 할 수도 있게 해 줄 수도 있다. 다양성을 운운할 때 수능 준비하는 아이들은 왜 다양성에서 빼는 지 모르겠다.
이상 비전문적인 입장에서 생각나는 대로 적어 참 부끄러운 글이지만, 이 글을 통해 조금이나마 학교교육, 그리고 고교학점제, 학생들의 학교생활 문제를 좀 관심있게 들여다 보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