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와 수시, 두 갈래 입시 방법을 넘어 사회의 다양성과 통합 이루기
안녕하세요. 경희대학교 ‘세계와 시민’ 과목을 수강하고 있는 팀 ‘분투소분대’입니다. 저희는 이번 학기 세계시민 필수 교양을 수강하면서 ‘사회정의’를 대주제로 한 프로젝트를 진행하였습니다. ‘사회정의’라는 개념이 방대하고 포괄적인 만큼, 이 ‘정의’라는 개념을 어디서 찾고, ‘정의’를 획득하기 위해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첫 회의 시간, 우리 사회에서 ‘정의’가 가장 시급한 곳은 어디인가에 대해 토의하였고, ‘입시 비리’ 사건에서 찾을 수 있는 사회 정의 훼손 사례에 대한 탐구를 시작했습니다. 입시 비리는 통상적으로 고등 교육 과정을 마치고 대학교를 입학할 때 종종 일어나는 범죄입니다. 대한민국에서의 교육이란 단순한 지식 획득의 과정이 아니라 사회적 지위를 획득하는 수단이며, 대학은 하나의 신분처럼 작용합니다. 이러한 사실을 바탕으로 하였을 때, 입시 과정에서의 비리가 큰 문제라는 지적에 마음이 모였습니다.
‘입시 비리’가 왜 큰 문제인지에 대해 고민하다 보니, 한국 사회의 ‘능력주의’ 이데올로기에까지 생각이 미쳤습니다. 본디 능력주의는 자신의 능력에 따른 직업, 사회적 지위를 가질 수 있도록 보장합니다. 하지만, 현재 한국에서의 능력주의는 개인의 능력을 올바르게 판단하지 못하는 듯합니다. 한국 사회에서 능력을 평가하는 잣대는 지나치게 단일화 돼 있습니다. 능력을 평가하는 잣대는 ‘운’에 큰 영향을 받습니다. 출생지역, 양육자의 소득 수준 등 자신이 선택할 수 없는 요소에 의해 자신의 능력이 온전히 평가받지 못하는 것은 정당하지 못합니다. 전공의 특성과 관계 없이 오직 정형화된 국어, 수학 능력만을 평가하는 정시이든, 지역/고등학교 별 교육 격차를 적절히 반영하지 못하는 수시이든 한 개인을 평가하는 기준으로는 부족함이 있습니다. 한 인간이 가진 능력은 다중적이고, 이 능력을 적극적으로 양성하고 평가하기 위해서는 교육 및 평가 제도가 바뀌어야 합니다. 평가 대상자의 능력을 단일화된 기준이 아니라, 각 개인의 특성에 맞는 다양한 평가 제도를 통해 검증해야 할 것입니다. 동시에, 평가제도만이 바뀌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능력만이 한 개인의 유일한 특성이라는 시선에서 벗어나, 삶의 형태는 다양하고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은 많으며 그 과정에서 사회적 지위나 권력을 악용하는 일은 절대 벌어져서는 안 된다는 사회적 인식이 널리 퍼져야 할 것입니다. 실제로 현재 대선에 출마하겠다는 출사표를 던진 예비 후보들의 정책을 조사하여 익명처리 한 뒤, 설문 조사를 진행하였습니다. 총 39명을 대상으로 한 익명 온라인 조사였으며, 가장 높은 선호도를 보인 정책 두 가지는 바로 공정과 관련된 것이었습니다. 입시 비리 암행어사제, 공교육 확대, 돌봄 교실 확대 등 공정한 교육 기회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는 경향성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교육의 과정이 공정한 것은 사회적으로 '노력'과 '성공'에 대한 정당한 대우와 사회적 통합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합니다.
덧붙여, 누구나 원하는 공부를 마음껏 할 수 있도록 사회적 제도가 뒷받침 되어야 합니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이 어디든, 나의 소득 수준이 어떻든 교육 받을 수 있는 기회는 동일하게 주어져야 합니다. 사회에서 '성공'의 기준, '능력'의 기준을 오직 '수학 문제를 잘 푸는 것' 또는 '어려운 비문학 글을 읽고 오지선다형 문제를 푸는 것'에 한정하는 것을 넘어서야 합니다. 이 '능력'으로부터 누군가를 '낙오자'로 소외시키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가능성'을 가진 사람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