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작은 도시에서 음식점을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이제 음식점을 한 지, 몇 년 안되었지만 지금까지 너무 힘들고 어이없는 이 사회와 행정 시스템에 대해 넋두리와 분통을 터뜨려보고자 이 글을 적어 봅니다. 질문과 대답 형태로 이야기 할 테니 봐 주세요.
Q : 음식점을 준비하려고 합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인데 가게는 얻어놓고 집기는 다 주문했죠. 관련 법규과 규칙들은 굉장히 많고 복잡하던데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에서 하는 교육으로 가능할까요?
A : 터무니없는 기대입니다. 그 시간에는 보건과 위생, 관련 법규와 제도, 세무 관련, 노무 관련 사항들을 그저 맛만 볼 수 있습니다. 하다못해 어떤 음식들을 어떻게 보관해야 하는 지 등의 아주 기초적인 것들도 다루지 않습니다.
Q : 그럼 행정관청에서 와서 알려주지 않나요?
A : 아뇨, 기대도 하지 마세요. 손님으로는 와도 절대 안 옵니다. 와 달라고 했는데도 안 와요. 단, 과징금을 물어야 하거나 벌금을 물어야 할 정도의 민원이 제기되거나 보건 위생과 관련되어 사고가 터지면 얼굴을 볼 수 있어요.
Q : 가게를 오픈하고 너무 잘 되어서 3개월만에 옆 빈 공간을 식당 공간으로 사용하려고 하는데 괜찮죠? 다들 그렇게 하던데요?
A : 아니요, 폐업 신고를 하고 다시 개업 신고를 해야 합니다. 같은 대표에 같은 주소라도 그렇습니다. 참 어처구니가 없지만 그렇게 해야 합니다. 저도 그렇게 했으니까요?
Q : 요식업협회라고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감독관이라고 명찰을 보여주고 가입하라고 하는데 어쩌죠?
A : 행정관청에서는 딱 잡아 뗍니다. 그들 감독권이 없다고요. 하지만 그들에게 잘못 보이면 끝입니다. 업소의 약점들을 잡아서 민원을 제기해서 업주들에게 엄청난 금전적 손해를 끼칩니다. 시장에 보호비, 자리비 받으러 다니는 그들하고 똑같은 놈들인데 어이없게도 그들이 위생교육과 관리업무를 대행하고 있습니다.
Q : 세금신고는 제가 직접하려고 하는데 괜찮겠죠?
A : 할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엄청난 위험 부담을 안고 해야 합니다. 세무사들에게 맡기면 그들이 최대한 적게 낼 수 있게 해 줍니다. 현금 매출은 최대한 적게 신고하죠, 표시가 안 나니까.
Q : 전 정직하게 내고 싶은데요?
A : 제가 여러군데 세무사들에게 상담을 받았는데 다들 현금은 10%만 신고해야 한다고, 100% 다 하면 오히려 감사의 표적이 될 수도 있다고 한결같이 말하더군요. 물론 저 역시도 비슷한 경험을 통해 폭발 직전이지만 말이죠.
Q : 무슨 일인데요?
A : 1월에 정직하게 세금 신고 해서 400만원 정도 부가세가 나오더군요. 그런데 겨울은 비수기라 장사도 안되는 때라 400만원이 적은 비용이 아니었거든요. 게다가 영세업자라 시작부터 많은 빚을 가지고 시작했고 직원들 월급에 재료비에 감당이 안되는 비용이기는 했지요. 독촉 전화가 오더군요. 지금은 어려우니 잠시만 기다려 달라고 했는데 어이없게도 안 내면 압류된다고. 게다가 일자리 안정자금으로 국민연금 등의 밀린 비용까지 추가되면서 현금이 많이 어렵게 되어 결국 압류가 들어오더군요.
압류는 좋다 이겁니다. 그런데 저처럼 정직하게 신고한 어려운 사람들의 매출을 압류하는 것보다 허위로 혹은 줄여서 신고한 사람들의 비용을 찾아서 내라고 하는 게 더 우선시 되어야 하는 거 아닙니까? 적발된 사람들 예기를 들어보면 3, 4년씩 장사 잘 하다가 걸렸다더군요. 아예 안 걸린 사람들이 훨씬 더 많은 건 차치하고라도 그런 받을 돈은 몇 년씩 못 찾으면서 그래 정직하고 바르게 살아보겠다는 사람들 돈은 고작 3, 4개월도 못 기다려서 압류를 합니까? 직원들 월급에 미수에 정신없는 업장에 말입니다.
Q : 국가에서 지원하는 운영자금들이 있지 않나요?
A : 네, 있죠. 있기는 한데요 받을 수가 없네요. 제가 개발한 소스가 워낙 독특하고 소문이 나서 장사가 잘 되고 있는 것이고 어떤 기업에서는 런칭하자고 까지 제안을 받기도 한 아이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장사도 뭐 지역 내에서는 손에 꼽을 정도로 맛집이지만요. 그래도 운영자금은 못 받네요. 이게 영세 업자들의 악순환이더군요. 처음 시작할 때 2,000만원 빌려서 그것도 남에게 말이죠, 제 돈 500만원 이렇게 2,500으로 시작했습니다. 2년 만에 다 갚고 가게 하나 더 얻을 정도로 벌었죠. 그래서 2년 반 만에 대형 가게를 하나 더 오픈했습니다. 그러면서 대출을 2,000만원 받았습니다. 시작은 했고 매출은 점점 오르긴 했지만 워낙 인건비가 많이 나가고 좋은 원료와 재료만 고집하는 터라 8개월이 넘어가는 지금 시점에서야 손익분기점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하지만 세금과 모자란 운영 비용을 마련하고자 여기 저기 손도 많이 벌려봤지만 500만원도 없더군요. 결국 카드론과 캐피탈을 끼고 운영 자금을 마련해야 했습니다.
답답한 점은 제 신용도가 아닙니다. 운영자금을 빌려준다는 명목임에도 왜 점수로만 그 신용이 생기는가 입니다. 이건 제도가 그러니 할 말은 아닙니다만 업소를 운영하는형태와 제품의 수준, 고객의 반응, 매출 규모 등으로 판단해야 운영자금이 되는 것 아닙니까?
Q : 그럼 누가 요식업을 운영할 수 있다는 거죠?
A : 간단합니다. 돈이 있는 사람입니다. 돈이 있어서 처음부터 직원들 월급 정확하게 줄 수 있고 4대 보험과 주휴수당까지 몽땅 챙겨 줄 수 있어야 하고, 기십만원씩 매달 내면서 세무사들에게 회계 서류 넘겨주고 또 기십만원씩 노무비용 내가며 노무사에게 맡겨놓고 비싼 재료 사다가 싼 제품 내어 주어야 합니다. 물론 업주가 식품위생법 통달하고 있어야 하는데 그거 안되면 역시 전문가를 비싸게 영입해서 상주시키면 됩니다. 아, 그리고 4억 투자하면 한 달 매출 6천~1억정도, 1억 투자하면 한 달 매출 3천~4천 나오면 대박이고요 이건 매출이라 순수익은 15%보면 괜찮을 겁니다. 뭐 안전하게 프렌차이즈 이용하면 10% 조금 안된다고들 하더군요. 이거 안 되면 요식업 절대 하면 안됩니다.
Q : 제품이 자신이 있으면 프렌차이즈 직접 하면 안 되나요?
A : 물론이죠. 저희도 매달 여러 명이 와서 체인점 하게 해 달라고 요청합니다. 하지만 법과 제도에 의해서 해줄 수가 없어요. 아니네요, 제가 돈이 없어서군요. 제조업 허가를 내서 직접 제조한 제품들을 납품해줘야 하는 데 비용이 생각보다 엄청 들더군요. 그냥 내어주면? 불법입니다. 제조법을 팔면? 뭐 그럴 순 있습니다. 하지만 제살깎아먹기 식으로 우후죽순 생겨나는 식당들에 경쟁력이 없어지면 타격은 고스란이 저에게 올텐데 줄 리가 없죠. 정부지원이요? 와서 먹어보지도 않는 사람들이 지원이 가당키나 합니까?
이 외에도 정말 어마무시하게 많은 부조리들이 있지만 어디 하소연할데가 없군요.
정리하자면
1, 요식업 위생교육을 현실성있고 실용적이게 할 필요가 있으며 허가제인 만큼 자격요건을 득하기 위해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 과태료와 범칙금이 이 분야에서 쏟아지는 데에는 그만큼의 폐단이 있다는 증거 아닌가?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사회적 관념을 올바르게 조정하려면 자격 검증이야 말로 개선해야할 사항이다. 요컨데, 사업을 영위하고자 하는 자의 경영철학과 방법, 식자재 구매 경로, 제품의 품질 검사 등이 현재 사업을 영위하는 자로서의 생각이다.
2. 행정관청의 업무시스템의 어처구니 없는 부조리들은 개선되어야 한다. 한 업소를 폐업 후 다시 재신고를 하게 하는 행위, 신고를 위해 여러 부처를 돌아야 하는 일등은 원스톱으로 끝낼 수 있다고 보여진다. 또한 제재와 법규, 조례 위반 사항등을 강조하기 보단 실질적인 방문 교육과 개도가 훨씬 실용적이다. 요식업협회에게 위임된 권한의 감독이 부재하여 각종 부조리로 발생하고 있는 사실을 묵과하는 것 역시 사회 병폐가 되고 있다.
3. 세금 관련된 사항들을 면밀히 검토하여 영세업자의 성실한 노력을 인정해 주고 불성실 신고자와 만연해 있는 그래서 이제는 당연시 되는 문제들에 대해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 각종 세금의 연체의 독촉과 추심보다 그렇게 된 연유와 운영의 어려움을 살피려는 노력이 우선이지 않은가?
4. 정부지원금과 관련된 비용을 지출함에 있어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판단이 우선 되어야 할 것이다. 업종의 특성 상 영세하고 어려운 계층의 사람들이 가게를 운영하고 취업을 하고 있다. 그들의 필요와 요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지 않겠는가? 개인의 신용도가 중요하긴 하겠지만 실질적으로 철학과 운영 노하우, 특별한 아이템, 매출 평가 등이 운영자금을 필요로 하는 영세업자들이 내세울 수 있는 최선일 것이다.
또한 그러한 업소들을 발굴하고 개발을 지원하고 프렌차이즈 등의 업무 협조가 가능해 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