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간 대한민국에서 크고 작은 안전사고들이 발생하면서, 안전에 대한 국민들의 위기의식도 고조되어가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최근 일본의 강진과 더불어 에콰도르에서도 대규모 지진이 잇따르게 된 이래로, 불의 고리에 인접한 우리나라에서도 지진을 비롯한 자연재해를 더 이상 타국의 일로만 치부할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은 유라시아판에 속한 중국에서도 최근 대규모의 불규칙한 지진이 발생하고, 이번 일본 구마모토 현의 지진의 경우 부산, 울산을 비롯한 우리나라 경남지방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에서 지진에 대한 위험성이 더욱 높이 체감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다른 국가와 같은 대규모 강진이 발생하게 된다면 과연 어떤 상황이 나타나게 될까요? 과연 능숙한 대처가 가능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안타깝게도 현재 우리나라의 내진 설계율은 35%에 불과합니다. 즉 우리나라에서는 지진이 발생한다면 대다수의 건물이 붕괴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대규모 인명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이 나타나며, 지진 앞에서 속수무책의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따라서 현재 우리 정부에서도 이런 점을 인지하고, 범정부적인 차원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먼저 국민 안전처는 지진방재대책추진단을 발족하였고, 2015년 기준 42.4%에 불과한 내진율을 2020년에는 49.4%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또한 민간에서 자체적으로 내진 설계를 강화할 수 있도록 지방세 감면 등의 인센티브 제도도 강구하는 등 많은 대비책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2012년 일본 도쿄의 1만명이 참가한 대규모 지진대비 훈련 / 출처: 조선일보
그런데 여기서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국민들의 안전 의식'일 것 입니다. 일본 국민들의 경우 앞선 수차례의 지진을 통해 마련된 대비책을 통해, 이번 지진에서도 질서 정연한 모습을 보이며 위기 상황 속에서도 높은 수준의 시민의식을 보여주며 의연한 대처를 해나갔습니다. 하지만 같은 날 우리나라 부산에서는 고층 빌딩 이 외에 여러 건물들의 흔들림이 감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대피에 대한 안내도 없었고, 비상 탈출문이 잠겨 있는 곳도 있었다고 합니다. 특히 119에 지진에 대한 행동요령에 대한 문의가 빗발치며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하는데, 만약 이것이 큰 규모의 지진이었다면 그 피해는 막대한 수준으로 번질 여지가 충분히 있었던 상황인 듯 해보입니다.
더불어 지진 대피소에 대한 충분한 홍보와 숙지가 되어 있지 않다는 점에도 큰 문제점이 발견되어집니다. 포항시의 경우, 총 92개의 대피장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의 불충분한 홍보로 이를 알고 있는 시민이 적고, 그 중 10개는 해변에서 600m 밖에 지정되어져 있어 지진이나 해일이 발생했을 경우 대피소로서의 실효성이 적다는 지적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또한 강원 동해안에 위치한 시, 군의 지진 해일 대피소 중 고지대가 없는 경우는 횟집, 마을 교회 옥상 등 3층 이상의 건물을 대피소로 지정해 두어 시민들이 위치를 파악하기에도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는 경우도 부지기수였다는 점에서 허술함을 드러냈습니다.
필리핀의 지진 대비 훈련에 대한 SNS 홍보 /출처: 조선일보
이런 우리의 현 상황을 미뤄보았을 때, 정부는 내진설계 등의 앞으로의 여러 시설물 건설 측면에서의 지진 대비 강화도 중요하나, 현실적으로 국민들이 지진 상황에서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행동 요령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도 더욱 시급한 것으로 느껴집니다. 특히 국민들에게 단순한 시청각 교육 뿐 아니라 실제 상황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실습을 위주로 하는 반복 훈련을 함으로써 국민들이 위기상황에 당황하지 않고, 대처할 수 있도록 국가적인 차원에서 실질적인 대비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또한 위와 같이 유명무실한 대피소가 아닌 지속적인 관리, 보수를 통해 적절한 용도로 이용될 수 있도록 대대적인 홍보가 이루어져야 할 필요도 있을 것입니다. 필리핀의 경우, 몇 일전 강도 5.0의 지진발생으로 인해 대규모 지진 대비 훈련을 SNS를 통해 홍보한 사례가 있는데, SNS의 파급력이 높은 현 시점에서 이를 통한 홍보와 노출은 보다 국민들의 일상 속에 친근하게 자리매김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국민들의 위기 대처능력과 성숙한 시민의식은 국가의 도움 아래에서 성장해 나가는 것입니다. 명목에 불과한 위기 훈련과 형식에 치우친 딱딱한 대응 지침에서 탈피해 국민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는 정부의 모습이 바로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가는 초석이 될 것입니다.
* 참고자료
지진·해일 대피장소 몰라서 못간다. 경북도민일보
<흔들리는 한반도> ② 지진해일 일어나면 횟집·교회로 대피하라니, 연합뉴스
일본, 지진대비 훈련 1만명 참가. 조선일보
필리핀 규모 5.0 지진 발생, 전국적 지진 훈련 예고…'SNS 인증샷 홍보' 시작.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