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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모음

생각의 발자취
[ 이 생각은 2016년 03월 29일 시작되어 총 5명이 참여하였습니다. ]
대구 지하철 3호선 이대로 괜찮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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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뉴시스


지난 해 4월 23일 대구도시철도공사는 대구지하철 3호선이 개통됐다고 밝혔다. 국내 첫 모노레일형 도시철도로 ‘하늘 열차’라 불리는 3호선의 개통에 대구시민들의 관심이 뜨겁다. 대구시민의 새로운 교통수단의 탄생. 교통약자를 포함한 모든 대구 시민들이 달가워할까라는 생각에서 비롯하여, 직접 수동식 휠테어를 타고 교통약자가 되어 실상을 짚어보았다.
 
 
교통약자로 산다는 건
 
지난 5월 16일 토요일, 대구 지하철 환승역인 ‘반월당역’에서부터 3호선 ‘명덕역-수성시장’ 구간을 거쳐 시내저상버스를 이용해 ‘경대병원’까지 이동했다. 반월당역 지하철 대합실에서 시작한 체험은 지하철을 기다릴 때까지는 별 어려움이 없었다. 반월당역에서 명덕역으로 가기 위해 1호선을 타려는 순간 지하철에 탑승하는 사람들 속에서 지하철 틈새에 휠체어 바퀴가 걸렸다. 첫 난관이었다. 아무리 혼자 힘으로 밀어보아도 문턱이 높아 역부족이었다. 이미 탑승하고서 나를 기다리는 사람들을 보고 땀이 나기 시작했다. 결국 동행인의 도움으로 지하철 1호선에 승차했다. 수군거리는 사람들의 소리에 죄책감이 느껴졌다. 곧 목적지인 명덕역에 도착하고서 내릴 때도 마찬가지로 문턱이 버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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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한 명이 겨우 들어가는 3호선 휠체어 고정공간)

※ 출처 - 복지국가청년네트워크 경북지부 기자단


 
대구지하철3호선 탑승기

 
명덕역에서 3호선에 탑승하기위해 엘리베이터를 타고 도시철도 타는 곳으로 이동했다. 열차가 도착해 문이 열렸다. 드디어 설레는 마음으로 탑승하려 했다. 또 걸렸다. 지하철보다 더 넓고 울퉁불퉁한 문턱 때문에 승차시간이 지연되었다. 3호선 안에는 이미 전동휠체어를 타신 분이 계셨고 따로 구비되어있는 휠체어 칸이 있었다. 그런데 휠체어 칸이 너무 좁아서 세워둘 수가 없어서 통로에 휠체어를 고정시켰다. 전동휠체어를 타신 분은 “휠체어 칸이 너무 좁아서 저 곳에 있을 수 없다.”고 했다. 어렵사리 수성시장역에 도착해 하차하는 승객들 사이에서 내가 탄 휠체어는 소란스럽게 하차했다. 아래로 내려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엘리베이터가 도착하자 물밀 듯 어르신들이 탑승하기 시작했다. 공간이 부족했던 탓에 휠체어 때문에 타지 못하고 눈치만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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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굿모닝경기도
 
 
수성시장역에서 내린 후 장애인분들이 많이 갈법한 경대병원으로 저상버스를 통해 이동하기로 했다. 사람이 가득 차 있어 한 두 차례 버스를 지나보내고는 323번 버스를 타려했다. 기사아저씨에게 말씀드린 후 뒷문을 통해 타려고 했지만 보도블록 높이가 맞지 않아 타지 못했다. 그래서 버스를 보도블록과 가깝게 다시 주차한 후에야 탈 수 있었다. 저상버스를 탄 후 동행인이 휠체어를 세워놓은 수 있는 좌석을 접어 세워두고 안전벨트를 착용하도록 해주었다. 그런데 너무 오랫동안 장애인석을 사용하지 않아서 동행인의 손과 안전벨트를 한 내 옷이 더러워졌다. 얼마나 장애인들이 교통수단에서 격리되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검은 때였다. 휠체어를 고정시키자마자 323번 버스 기사아저씨께는 “어디서 내리는 지 미리 말해줘야, 미리 내리기 쉽게 주차할 수 있어. 어디서 내려?”라고 하셨다.목적지가 ‘경대병원’인 것을 말씀드리자 아저씨는 “아 그곳 택시도 많고 보도가 복잡해서 주차하기 힘든데.”라고 하셨다. 그 말을 듣고서 탑승시간이 지연됐을 때처럼 민폐를 끼친 느낌이 느껴졌다.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도 하차하는 데 시간이 걸려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내렸다.
 

교통약자가 되어 기존의 지하철과 개통된 3호선과 함께 저상버스를 이용하는 것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휠체어가 지나가기에는 불편한 지하철과 승강장과의 거리, 개통된 3호선의 좁은 휠체어 공간 등으로 교통약자인 장애인은 이동권을 침해받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에 대구도시철도공사 사장은 3호선 열차와 승강장 사이의 틈에 대하여 “빠른 시일 내에 안전 조치를 강화하고 역무설비 속도를 개선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체험을 하면서 발견한 좁은 장애인석의 문제에 대해서는 해결책이 제시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부족한 나드리콜 수 채워도 해결될까
 
올해 2월, 대구시는 이러한 교통약자인 장애인을 위해 ‘나드리콜’을 늘린다고 밝혔다. 해마다 나드리콜 이용자가 10% 이상씩 늘어남에 따라 증차 운행한다는 방침이었다. 대구시에 등록된 교통약자는 2014년 기준 2만5천735명이며, 현재 대구시의 하루 평균 1천200명이 103대의 나드리콜을 이용하고 있다. 과연 이와 같은 대책이 교통약자의 이동권이 양질의 방향으로 나아간다고 할 수 있을까. 나드리콜은 교통약자를 위한 특별교통수단이지만 모든 교통약자들의 주요교통수단이 되어가고 있다. 대구대학교에 다니는 박모양(24)은 “전동휠체어 타고 저상버스 탈 때, 내리막을 내릴 줄 모르는 기사님이 계셔서 못타고 간 적도 있어요. 보통 기사님이 휠체어 자리를 마련해주시면 그 자리에 휠체어 대고 타고가요.” 라고 인터뷰에 답했다. 장애인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데 있어서의 불편함이 줄지 않아 ‘나드리콜’에 이용자가 모이는 꼴이다.
 
대구시는 나드리콜 확보율 79.8%로 전국 평균에 못 미치는 나드리콜을 확대하고자 한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저상버스와 같은 대중교통 또한 교통약자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한다. 그들을 위한 교통수단을 확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교통약자들이 보편적인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쉽도록 해야한다. 현재와 같이 교통약자들이 대중교통의 불편함이 이어져 특별교통수단만 이용하게 된다면 그들은 지역사회로 흡수되어 정상화할 수 없으며 결국 고립된다. 즉, 특별교통수단만을 확대하는 것은 그들의 자립을 방해하는 꼴이 될 수도 있다. 
 
 
작은 것 하나부터 해나가야 이동권이 보장될 것
  
교통약자들이 교통수단을 이용할 때에 연대의식을 가지고 시간지체를 줄여서, 그들도 대중교통을 눈치보지않고 오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사소하게 저상버스의 휠체어를 대는 공간의 좌석을 접고 펴는 방법을 보여주는 스티커를 좌석 옆에 붙여두어 다른 승객들이 도와주는 데 수월하게 하는 것이 그 예이다. 이러한 스티커에서부터 시작하여 보도정비, 교통약자 위한 시설완비에 이르게 되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교통약자들이 늘어나게 될 것이다. 그와 더불어 장애인이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것이 낯선 사람들의 인식이 개선될 것이며 모두가 평등한 이동권이 보장된 사회가 올 것이다. 그러한 사회가 온다면 장애인들은 더이상 미안해하며 버스와 지하철을 타지 않아도 되며, 그들이 가고싶은 곳이라면 망설임 없이 떠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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