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을 범죄자라고 생각해서 만든 하이패스 지문 단말기가 있다는걸 아십니까?
우리나라는 장애인을 잠재적 범죄자라고 가정해서 만든 하이패스 지문 단말기라는게 존재합니다.
저는 지체장애 4급의 장애인입니다.
따라서 저는 장애인 통합 복지카드를 발급받았습니다.
장애인 통합 복지카드가 뭐냐면 1장으로 장애인을 증명하는 등록증(사진포함) 겸 후불제 교통카드로 지하철 탑승시 감면 받을 수 있고, 고속도로 이용 시 요금을 할인받을 수 있는 후불제 하이패스로 사용할 수 있는 신용카드입니다.
이 통합복지카드 속에는 해당 장애인의 사진과 정보, 등록 차량의 번호(1대 제한)가 모두 저장되어 있습니다. 이 카드를 통해서 장애인은 요금감면등의 혜택을 받을 때 사용하지요.
예를 들면 이 카드로 지하철 탑승 시 단말기에 접촉하면 자동으로 장애인 카드라고 인식해서 요금이 감면됩니다. (한번씩 승무원이 입구에 서서 감시하는데는 이 장애인 카드 부정 사용 단속도 포함됩니다.)
장애인이 고속도로에서 요금을 할인받기 위해서는 다음 두가지 방법밖에 없습니다. 첫번째로 일반 톨게이트로 들어가서 사람에게 내 장애인카드의 사진과 동일인인지 확인받으면 할인됩니다. 두번째는 장애인 전용 하이패스 지문 단말기를 사용해서 통합복지카드를 단말기에 삽입 후 하이패스 톨게이트로 지나가면 할인됩니다.
문제는 두번째 지문단말기입니다. 이 단말기는 일반 단말기의 가격에 몇배에 달합니다. 2016년도까진 10만원도 넘었는데 이젠 조금 내려서 경증장애인은 7만원이 넘고 중증은 4만원이 넘는 가격입니다.
또한 사용법도 복잡한데, 지문인식기를 단말기에 유선 연결 후 그 긴 선을 어찌어찌 정리해서 적당히 놔둔 후 '4시간'마다 한번씩 해당 장애인이 지문 인식을 해야 할인이 가능합니다. 실수로 인식 안하면 할인받기 정말 힘들어지거나 못합니다.
문제는 이 지문인식기를 놔둘 위치인데 항상 해당 장애인이 항상 운전하지 않으니 고정시켜 둘 수도 없고 뒷자리에 타면 위치도 애매한데 중증장애인이 뒷자리에 타고 보호자가 운전하고 있으면 그건 더 난리납니다. 시각장애인은 지문인식기를 손에서 놓을 수도 없어요. 지문인식하다가 자칫 사고나도 그런거 감안 안해주는건 당연하겠지요.
이렇게 불편한 감면차량 전용 하이패스 단말기의 지문인식 사유는 유료도로법 시행령 8조 1항에 정한 「당해 장애인이 승차한 차량」확인 하에 만들었다는걸 한국도로공사의 답변으로 들었습니다.
반대로 말해 통합복지카드의 유무만으로는 장애인이 차에 있는지 확인할 수 없다는 의미이고, 이건 즉 모든 장애인은 자기의 통합복지카드를 누군가에게 부정사용하라고 빌려주는 범죄자란 가정하에 만든 제도입니다.
단적으로 지하철 탑승시 이 카드를 더 빌려주기 쉬운데도 장애인이라고 지문인식 한다던지 대면확인을 안하는걸 보면 이 제도가 얼마나 장애인을 차별하고 멸시해서 만든 제도인걸 알 수 있습니다.
게다가 앞서 말했듯이 신용카드이고 장애인은 이 카드가 없으면 자기가 장애인인 것조차 증명할 수 없는 정도라서 고속도로 타고 장시간 멀리 가는 사람에게 빌려줄 만한 카드가 아닙니다. 빌려주려면 차도 같이 빌려줘야 해요. 등록된 차량만 사용 가능하니까요. 무엇보다 빌려주면 범죄라는것을 모든 장애인은 알고있습니다.
그리고 앞의 법령도 장애인이 승차한 차량 확인을 지문 인식등의 신체 일부를 확인하는 방법으로 국한해 놓은 법령도 아닙니다. 충분히 통합복지카드 유무로 장애인이 탑승했는지 유무가 확인 가능합니다.
부정 사용자가 몇% 안되는걸 한국도로공사에서 답변 받았는데 그 몇 부정사용자를 방지하기 위해 모든 장애인에게 지문인식기를 강요하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장애인 중 절반은 커녕 20% 미만만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지요.
제가 이런 사유로 한국도로공사에 2년에 걸쳐서 일반 하이패스에 통합복지카드 삽입 감면 가능하게 해달라고 민원을 넣어도 절대 바꾸지 않네요. 지문단말기 회사에게 내물이라도 받은 건가요? 아님 진심으로 장애인은 모두 범죄자니까 너흰 항상 지문인식이라도 해서 위치를 확인해야겠다는 심산인가요.
어떤것이든 이 제도는 장애인을 위해서라기 보다 장애인을 차별 혹은 감시 목적으로 만든 제도임은 틀림없습니다.
이 지문단말기 제도 폐지에 동참해 주세요.
저도 공동발제자 하고 싶어요. 하게해주세요~~~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