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동막해수욕장의 솔밭에 설치된 저어새 조형물입니다.
강화를 상징하는 새(강화군조)이자, 국제적 멸종위기종이며 바로 인근에 육지에서 가장 가까운 번식지인 각시바위가 있는 점을 고려할 때, 매우 적절한 조형물이라고 생각합니다만...
그 조형물을 보는 순간, 깜짝 놀랐습니다.
저어새가 아니었습니다. 아니 지구상에 존재하는 어떤 새도 아니었습니다.
저어새라고 하기에는 목과 다리가 너무 길고(실제 저어새보다 2배 가량), 눈도 까만 색이고(저어새는 눈이 붉은 색입니다.), 무엇보다 꽁지깃(실제로는 셋째날개깃)이 저렇게 늘어지지 않습니다.
전체적인 형태상으로는 두루미(학)를 닮았습니다만, 두루미라고 하기에도 애매합니다. 두루미는 꽁지깃이 검은색이고, 부리가 넓적하지 않습니다.
SNS에서는 강화도에 새로운 신종이 나타났다고 비웃는 댓글이 달리고 있습니다.
강화도의 생물자원을 잘 활용하고 홍보하는 것은 강화도 생태관광의 활성화를 위해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이 조형물의 설치는 그러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잘못된 정보와 조형물 때문에 오히려 비웃음을 사고, 그러한 노력에 찬물을 끼얹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합니다.
아마 이러한 조형물을 통해 강화를 홍보하고자 한 공무원의 선한 노력이 업자의 농간에 휘둘린 결과가 아닌가 판단됩니다.
이러한 류의 두루미 조형물이 전국에 무척 많습니다. 저는 두루미를 만든 업체가 (원래 틀을 이용하여) 부리만 살짝 바뀌서 저어새 조형물이라고 납품한 것이 아닌가 추정합니다. 순전히 추정이고 합리적 의심입니다.
의지는 있었지만, 저어새에 대한 지식이 부족했던 이 공무원은 날렵하게 잘 생긴 저어새 조형물을 자랑스레 설치했을 것입니다. 그가 조류 전문가에게 한번의 감수만 받았더라면 이러한 해프닝은 없었을 텐데.,... 많이 아쉽습니다.
저는 하루빨리 이 조형물이 교체되어야 하고, 이런 엉터리 조형물을 납품한 업체에는 패널티를 물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아래 사진은 저어새의 진짜 모습입니다. 위 조형물과 비교해 보시기 바랍니다.